뚜벅이를 위한 거리의 효자템
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공유 전동 킥보드가 세워져 있는 것이 눈에 자주 띕니다. 거리에 배치된 공유 킥보드는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으로 점차 각광받고 있습니다. 공유 전동 킥보드를 통해 변화하는 우리 일상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살펴봅시다.
‘킥세권’이 대세, 교통 문화가 바뀐다
요즘에는 슬리퍼를 신고 다양한 편의 시설을 누릴 수 있는 것을 ‘슬세권(슬리퍼+역세권)’이라 부르고, 공유 전동 킥보드 대여가 편리한 장소를 ‘킥세권(킥보드+역세권)’이라고 부릅니다. 킥세권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을 보면,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에 대한 수요가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역에서 하차한 뒤 회사나 학교까지 걸어가야 할 때, 대중교통을 추가로 타기에는 애매하고 걸어가기에는 다소 멀 때가 있습니다. 이것을 ‘라스트 마일’이라고 하는데요, 공유 킥보드는 이럴 때 사용하기에 적합한 이동 수단입니다. 그래서 공유 킥보드는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Last Mile Mobility)’라고도 불립니다. 공유 킥보드는 출퇴근길뿐만 아니라 은행 업무 및 우체국에 택배를 보내야 할 때도 유용합니다. 최근에는 ‘쿠팡이츠’, ‘배민커넥트’를 통해 킥보드를 타고 부업으로 배달을 하는 사람들도 등장했습니다.
공유 전동 킥보드 사용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국내 공유 전동 킥보드 앱 월 사용자 수는 21만 4,45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배 증가했습니다. 연령별로는 2030 세대가 6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코로나19로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심리가 킥보드 사용 확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만 찍으면 ‘씽씽~’
요즘 대세라는 공유 전동 킥보드, 과연 사용 방법은 어떠할까요? 먼저, 스마트폰에 이용하고자 하는 공유 전동 킥보드의 앱을 설치해야 합니다. 스마트폰 앱에서 휴대폰 번호와 운전면허증을 인증하고 결제할 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그 다음부터는 간단합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내 주변에 있는 공유 킥보드의 위치와 배터리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킥보드를 선택하고, 킥보드에 부착되어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주행을 할 수 있습니다.
킥보드 사용이 끝나면 안전한 곳에 주차만 하면 됩니다. 킥보드를 주차하면, 스마트폰 앱에 저장해 둔 카드에서 자동으로 요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별도로 결제하지 않아도 됩니다. 공유 킥보드의 기본 요금은 600~1200원 선이며, 분당 120~180원의 요금이 부과되는 정도입니다. 보통 1~2km 정도의 거리를 달리기에 적합합니다.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타기 전, 법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2020년 10월 현재 도로교통법상 공유 킥보드를 이용하려면, 원동기 장치 자전거 운전 면허 또는 2종 보통 자동차 면허 이상이 필요합니다. 다만, 오는 12월부터 개인형 이동수단 규제를 완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돼, 만 13세 이상은 운전 면허가 없어도 공유 킥보드 이용이 가능해집니다.
공유 전동 킥보드는 보도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수 없습니다. 일반 차도로 달려야 합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현재 불법이지만, 개정안에 따라 12월부터는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공원에서는 킥보드를 탈 수 없습니다. 킥보드 이용 시 동승자를 태우는 것은 불가합니다. 공유 킥보드 또한 엄연한 교통수단으로, 음주를 하고 주행해서는 안 됩니다.
안전과 매너는 필수! 이것만은 지켜주세요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안전’입니다. 공유 전동 킥보드는 최대 시속 25km 이하로 주행이 가능한데, 자동차보다는 느리지만 보행자에게는 위협이 될 만큼 빠른 속도이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삼성안전교통문화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에는 49건이었던 전동 킥보드 관련 교통사고가 2019년에는 890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886건이 발생했습니다.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헬멧을 쓰는 것이 좋고, 주변 보행자들이 다치지 않도록 전방을 주시해야 합니다.
아무데나 주차하는 ‘비매너’도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입니다. 공유 전동 킥보드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 ‘따릉이’처럼 별도의 정류장이 없습니다. 사용하고 난 뒤에는 거리 아무 곳에나 세워 두면 된다는 ‘독리스(Dockless)’ 방식은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도보와 차도, 위험 지역에 킥보드를 눕혀두거나 무단 방치할 경우 사고가 날 우려가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고자 주차 가이드라인을 설정했습니다. 공유 전동 킥보드 업체는 사용자에게 주차 권장 및 제한 구역에 대한 푸시 알림을 발송해, 사용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고지해야 합니다. 킥보드를 반납할 때는 주차 상태를 촬영, 제출하도록 합니다. 만약 반복적으로 이용 수칙을 위반하는 사용자에 대해서는 업체 측에서 사용을 제한 조치하는 방안도 실시됩니다.
공유 전동 킥보드 업체 라임(Lime)은 킥보드를 수거하고 충전하는 라임 쥬서(Juicers)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라임 쥬서들은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킥보드를 수거해, 충전 후 재배치하는 일을 합니다. 부업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건별로 보수를 지급하고,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친환경·스마트 시티 기반 될까?
한국교통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는 2016년 6만 대 정도였으나 2022년에는 2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유 전동 킥보드는 일부 자가용과 대중교통을 대체해, 자동차로 인한 교통체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공유 전동 킥보드는 빅데이터 활용 가치가 높습니다. 킥보드의 주행 및 이동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람들이 자주 찾는 장소를 알 수 있고, 이러한 정보를 도시 상권 분석과 관광, 도시 치안, 교통 인프라 구축 등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킥보드와 관광지, 관광 상품을 연계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공유 전동 킥보드를 통해 펼쳐질 모빌리티 세상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