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계 최초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 개최
■ 비대면 방식으로 참가자 수 제한 없고, 방역 조치 필요 없어
■ 임직원 교육, 조직문화 활동 등 활용 확대
지난 5월 27일 채용 설명회가 한창인 서울시 마곡동 LG이노텍 본사. 400여 명이 참여한 행사인데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은 한 명도 없고 인사 담당자와 컴퓨터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대신 컴퓨터 화면 속 수 많은 아바타가 마치 온라인 게임을 하 듯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채용 설명회는 보통 대형 강의장에 수백명의 학생들이 모여 인사 담당자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하거나, 별도 부스에서 학생들이 회사 관계자들을 직접 대면해 궁금한 점을 묻는 등의 장면이 떠오른다.
이제 이 모든 것이 컴퓨터 속 가상 세계로 이동했다. 400여 개의 취준생 아바타들이 3D그래픽으로 만든 ‘메타버스’ 공간에서 실제 구직 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 제조업계 첫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 개최
LG이노텍(대표 정철동, 011070)이 업계 최초로 온라인 가상공간 플랫폼인 게더타운(gather town)을 활용한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통신기업 사례는 있었지만 제조업에서는 최초다.
LG이노텍의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는 코로나19에 최적화했다. 비대면 방식이라 참가자수 제한이 없고, 방역 조치가 필요 없다. 또한 개별 아바타가 회사가 제공하는 일률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본인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1:1 문의와 상담도 언제든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무엇보다 이번 설명회는 ‘쌍방향 인터렉션’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로는 국내 첫 사례다. 기존 설명회는 가상 공간은 구현했지만, 실시간 소통이 아닌 사전에 취합한 질문에 답하는 등의 제한적인 활동에 그쳤다.
이날 열린 행사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초청장을 받은 400여명의 대학생과 20명의 인사 담당자와 현업 실무자가 아바타로 참여했다. 취준생들은 아바타를 활용해 LG이노텍의 본사 1층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 공간에 접속해 관심있는 프로그램에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회사/인사 제도 및 조직문화 설명회, 선배사원과의 대화, 직무별 상담, 인사 담당자와 1:1 미팅 등이 마련됐다. ‘LG이노텍 갤러리’에서는 회사소개영상, 주요 제품 및 직무 소개, 회사 연혁 등을 편리하게 볼 수 있다.
실제 사내 카페를 그대로 옮겨 놓은 휴게 공간에서는 참가자들끼리 대화도 가능하다. 소소한 재미를 위한 깜짝 이벤트도 있다. 가상 카페에서 특정 시간대에 바리스타와 이야기를 나눈 사람을 선정해 커피 쿠폰을 증정한다.
LG이노텍 인사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가 불가해 화상 등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며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느꼈다”며, “메타버스는 MZ세대에 친숙한 방식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강점을 결합해 비대면으로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온라인 방명록에는 “처음 경험해보는 흥미롭고 유익한 체험이었다”, “혁신 기업인 LG이노텍에 어울리는 시도였다”, “LG이노텍 이미지가 좋아져 더욱 입사하고 싶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주도적으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등의 긍정적인 댓글이 주를 이뤘다.
■ 임직원 교육, 조직문화 활동 등 활용 확대
LG이노텍은 채용은 물론 임직원 교육, 조직문화 활동 등 HR 업무 전반에 ‘메타버스’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활발히 사용중인 화상회의 솔루션 ‘웹엑스’, 메신저 기반 공동 작업 도구인 ‘팀즈’ 등을 보완하는 전사 협업 툴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철용 CHO(전무)는 “LG이노텍은 혁신기술로 시장을 선도하는 소재·부품 기업으로 MZ세대의 부상, 코로나19로 급변한 뉴노멀 시대 흐름에 맞춰 HR업무 역시 빠르게 혁신하는데 주력해왔다”며, “AI, DX, 빅데이터 등 최신 IT기술을 접목해 잠재 구성원과 임직원을 감동시킬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메타버스
아바타를 통해 가상현실 세계를 체험하는 서비스.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와 맞물려 기업들이 경영활동에 적극 도입하면서 VR 등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