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mm TV파워 모듈용 자성부품…2cm대 초슬림·초고화질 TV 시대 ‘활짝’
■ AI 활용해 독자 개발한 ‘고효율 페라이트(X-2)’ 자성소재가 비결
■ 에너지 손실 40% 감소, 파워밀도 3배 증가…자성부품 슬림화 가능해져
■ “미래 혁신소재 선행개발 지속…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할 것”
LG이노텍(대표 정철동, 01107)은 초슬림·고화질 TV 시대를 새롭게 연 것으로 평가받는 자성(磁性, 자석의 성질)부품으로 미국 ‘에디슨 어워즈(Edison Awards) 2023’ 수상했다고 24일 밝혔다.
에디슨 어워즈는 발명가 에디슨의 혁신가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87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미국 최고 권위의 발명상으로, ‘혁신의 오스카상’으로 불린다.
미국 전역 각 산업 분야의 경영진 및 학자로 구성된 3,000여명의 심사위원이 약 7개월에 걸쳐 엄격한 심사를 진행한다. 매년 16개 분야에서 각각 금, 은, 동 수상작을 선정한다. 에디슨 어워즈는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국내 혁신기업에게 최고의 레퍼런스가 된다.
올해 LG이노텍이 출품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초박형 자성부품 ‘넥슬림(Nexlim)’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열린 시상식에서 ‘상용 기술(Commercial technology)’ 분야 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넥슬림은 TV용 파워 모듈과 차량용 파워·충전기 등에 장착돼 전압을 바꾸거나 전류 파동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신호를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 자성부품이다. 발열 등으로 인한 전력손실을 최소화해, 전자 제품·전기차 등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8년부터 더 커진 화면에 두께는 얇아진 고화질·초슬림 TV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되면서, TV 제조 업체들은 제품 디자인 설계에 난항을 겪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대화면·고화질 TV 사양을 구현하기 위해 자성부품을 기존 대비 3배 이상 늘려야 했는데, 이와 동시에 TV 두께를 줄이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TV 전체 두께의 절반을 차지하던 기존 자성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초박형 자성부품 개발이 당시 업계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LG이노텍은 지난 2017년부터 이 같은 전자 업계 트렌드를 한발 앞서 예측하고 발빠르게 초박형 자성부품 개발에 돌입한 결과, 2020년 두께 9.9mm의 넥슬림 자성부품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지난해에는 넥슬림의 두께를 7mm까지 슬림화 했다.
이처럼 자성부품의 두께를 대폭 줄일 수 있었던 비결은 넥슬림의 주소재로 쓰인 ‘고효율 페라이트(Ferrite)’ 자성소재에 있다. LG이노텍은 일반 자성소재 대비 에너지 손실은 최대 40% 줄이고, 파워 밀도는 3배 높아진 페라이트 자성소재(X-2)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넥슬림에 적용했다.
넥슬림을 개발한 배석 연구위원은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도입해, 단 6개월 만에 초저손실·고효율 성능을 극대화하는 최적화된 소재 조성 비율을 찾아냈다”며 “이뿐 아니라 자성부품 내부에서 전력을 변환하는 부품인 인덕터와 트랜스포머를 하나로 통합해 자성부품의 두께를 더욱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넥슬림과 같은 초박형 자성부품의 등장으로 TV용 파워 모듈 두께를 7.2~9.9mm 수준으로 얇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전체 두께가 15~19.9mm에 불과한 초슬림 TV도 이렇게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한편, LG이노텍은 넥슬림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자성부품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3세대 페라이트 자성소재(X-3) 개발에 성공했다. 넥슬림에 적용됐던 X-2보다도 에너지 손실을 최대 30% 더 줄일 수 있어, X-3가 전기차 등에 적용될 경우 차량부품 소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민석 CTO(부사장)는 “이번 에디슨 어워드 수상으로 LG이노텍은 자성소재·부품 분야에서 축적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글로벌 고객사들에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게 됐다”며 “미래 혁신소재 선행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 이어가며,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