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2010년대 이후부터 본격 상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802만 대로, 전년 대비 6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하죠. 이제는 도로를 누비는 자동차 10대 중 1대는 전기차라고 할 수 있는 수치(9.9%)에 도달했습니다. 전 세계 완성차 판매량이 8144만 대(2021년)에서 8063만 대(2022년)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전기차가 얼마나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더욱 잘 짐작할 수 있죠.
하지만 놀랍게도 전기차의 첫 상용화는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예전입니다. 내연기관차보다도 더욱 앞서 개발되었을 정도인데요. 전기차는 언제 발명되었을까요? 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게 메이저의 자리를 내어주어야 했을까요? 전기차의 역사를 되짚어보겠습니다.
본격 전기차의 시대
전기차의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의무가 되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밀접하게 관련된 키워드로 흔히 ESG, 친환경, 넷제로 등을 떠올리실 텐데요. 바로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에서 2도 아래로 유지하는 것이 현시대를 살고 있는 인류의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인류로 인해 오염된 지구는 잦아지는 산불과 홍수,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 또는 혹한의 날씨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죠. 기후변화의 요인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적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전기차인 것입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여 전기차의 구매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아파트 단지 내에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내연기관차의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정책 또한 시행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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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전성기로 접어들고 있는 전기차의 시초는 지금으로부터 193년 전,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최초의 전기차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전기차, 시작은 193년 전?
당시 전기차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나라는 프랑스와 영국이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전기차도 영국에서 등장했죠. 영국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로버트 앤더슨이 1830년에 발명한 원유전기마차가 그것입니다. 시속 12km로 달릴 수 있고, 의외로 구동장치가 조용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충전할 수 없는 일차전지를 사용하여 충전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상용화가 바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어요. 이후 1865년에 프랑스의 가스통 플란테가 이차전지를 발명하고 다음으로 카밀 포레가 이차전지를 더욱 발전시켜 더욱 많은 저장 용량을 가질 수 있도록 했죠. 이를 계기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빠르게 번창하게 됩니다.
최초의 내연기관차를 정의하는 시점은 전문가마다 조금씩 다릅니다만,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로 알려진 삼륜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1885년에 개발되었습니다. 가솔린차에 비해 전기차가 50여 년 더 앞선 셈입니다.
이차전지의 성능이 개선되면서 1881년에는 프랑스의 발명가 구스타프 트루베의 전기 충전식 삼륜차가 파리국제전기박람회에서 공개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충전식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이 삼륜차는 사람을 태우고 파리 시내를 주행하기까지도 했다고 전해지죠.
이후 1884년, 영국의 에디슨이라 불리는 토마스 파커가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를 처음으로 내놓았습니다. 바퀴가 4개 달린 모델이 이때 최초로 만들어졌어요. 전기 노면전차(트램)에 공급하는 발전기와 장비를 제조하면서 쌓은 기술력으로 전기차의 상용화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이후 1897년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는 처음으로 전기택시가 등장하기도 했어요.
포르쉐의 설립자 페르디난토 포르쉐가 처음 개발한 것도 전기차였습니다. 1898년에 처음으로 선보인 모델인 에거-로너 C 2 페리튼(일명 P1)은 마차에 전기모터를 장착한 후륜구동 방식의 전기차였어요. 배터리 무게만 500kg에 최고 엔진 출력은 5마력, 최고 속도는 시속 35km였는데요. 현대의 엔진 출력이 낮은 자동차가 40~90마력인 것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이지만 당시에는 고성능의 제품이었답니다. 베를린의 국제 자동차 전시회에서 열린 40km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머쥘 만큼 말이죠.
다음 해인 1899년에는 처음으로 시속 100km를 넘기는 전기차가 등장했습니다. 벨기에의 카밀 제나치가 개발한 라 자메 콩탕트(la Jamais Contente)는 시속 105.88km을 자랑했어요. 1900년에는 주행거리가 좀 더 길어진 전기차가 출시되었는데요. 내연기관으로 발전기를 돌려 얻은 전력으로 모터를 구동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개념이었습니다. 개량을 거치며 레이스 트랙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비싼 가격 탓에 많이 팔리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해 프랑스 파리에서는 전기차를 소방차로 활용하기도 했어요.
초기의 전기차는 증기기관, 가솔린 엔진 등과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증기기관이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면, 가솔린 엔진을 비롯한 내연기관은 효율이 좋지 못했어요. 전기차도 초기 모델인 만큼 개발해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가솔린 엔진에 비하면 동력성능 면에서 밀릴 것이 없었기에 전기차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1900년 미국의 도로에서만 2000대가 넘는 전기차가 운행됐고,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1912년에는 3만 대의 전기차가 보급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는 내연기관차보다 많은 수치였을 정도로 대중성이 있었답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내연기관차가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죠. 왜 판도가 뒤집혔을까요?
왜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를 앞질렀을까?
1920년대 미국 텍사스에는 대형 유전이 개발되었습니다. 내연기관차의 연료 가격은 자연히 폭락했고, 내연기관차가 우위를 선점하게 되었죠. 내연기관차의 판매량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대량 생산체계를 갖춘 미국의 포드자동차도 급격히 성장했습니다. 당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비쌌고, 배터리 무게와 충전 시간 등의 제약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에 하락세를 탈 수밖에 없었죠.
100년가량 자취를 감췄던 전기차는 1990년대에 환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시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1997년 토요타에서 개발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시작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들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도모하기 시작했는데요. 독립적으로 배터리 재충전이 불가능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재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거친 끝에 2010년대에 완전 전기차의 상용화 시대를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기차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전기차를 판매량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전기차 판매량 상승으로 어떤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상용화를 더욱 안정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이죠. 전국의 전기차가 동시에 충전해도 지장이 없을 만큼의 충전시설과 발전소를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내연기관차의 일부 부품을 뜯어내고 배터리와 모터를 넣어 전기차로 전환하는 사업이 2024년 국내에서 상용화될 전망이라고 해요. 다가올 전기차 시대의 도래로 지구의 푸르른 환경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