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언제 어디서든 고화질의 동영상 시청이나 금융 거래가 가능한 5G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입니다. 과거의 볼록하고 두꺼운 TV는 저해상도(SD)의 영상을 보여주는 것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HD를 넘어선 UHD(Ultra HD)로 생생한 고해상도의 영상을 볼 수 있게 되었죠. 이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술은 발전하고, 우리가 자주 접하는 친숙한 디바이스들은 끊임없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합니다.
IoT(사물인터넷)이 등장하면서 그 기반이 될 기술로 클라우드 컴퓨팅이 주목받아 왔습니다. 지금도 우리의 일상 다양한 곳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활용되고 있죠.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중앙 집중식 시스템이기 때문에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해야 하는 IoT 활용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한곳에서 처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들어가고, 점점 다양한 방식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바로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인데요.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 시스템일까요? 에지 컴퓨팅에 대해 들여다봅니다.
4차 산업 혁명, 이제는 속도 경쟁
4차 산업 혁명은 데이터 혁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IoT는 물론 인공지능, 웨어러블 기기, 자율주행 등의 대표적인 4차 산업 혁명 기술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죠.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도 계속 늘어나는데요. 이렇게 쌓여가는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들을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집ㆍ처리하는지가 기술 개발의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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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란?
에지 컴퓨팅은 이처럼 수많은 양의 데이터를 빨리 처리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말단 디바이스와 가까운 곳에 컴퓨팅 자원(플랫폼)을 배치하여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끝’ ‘가장자리’를 뜻하는 ‘edge’를 붙여 명명한 것입니다. 이렇게 컴퓨팅 시스템의 마지막 단계인 단말 장치와 가까운 곳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면 중앙 데이터 센터에 집중되는 네트워크 트래픽 부담이 한층 줄어들죠. 좀 더 쉽게 말하자면, 항상 휴대가 가능한 ‘작은 클라우드(cloudlet, 작은 구름)’ 같은 개념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에지 컴퓨팅은 어떤 점에서 차이를 보일까요? 데이터가 처리되는 과정을 살펴보시면 이해가 빠를 거예요. 클라우드 컴퓨팅은 중앙 클라우드 서버에 데이터를 넣어두고 여기에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기기를 통해 접속하여 일시적으로 사용합니다. 반면 에지 컴퓨팅은 중앙 클라우드 서버 대신 리소스(컴퓨팅, 메모리, 대역폭, 애플리케이션 등)를 네트워크 주변에 배치하여 단말기 주변 혹은 단말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먼저 처리합니다. 이러한 분산 네트워크 시설은 데이터가 발생한 현장 또는 근거리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죠.
클라우드 컴퓨팅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똑같은 데이터를 받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서버나 데이터 센터에서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은 한계치를 벗어났습니다. 데이터가 네트워크를 거쳐 중앙 클라우드 서버까지 도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단점도 있죠. 통신 과정에서 보안에 취약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에지 컴퓨팅은 단말기 주변이나 단말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전송 지연이나 대역폭의 제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많은 사용량에서 기인된 문제점들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같이 통신으로 연결된 디바이스에서도 데이터를 바로 처리할 수 있어 더욱 빠른 대응이 가능해요.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과 에지 컴퓨팅은 각각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공생관계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겸하여 사용한다면,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수신하거나 다른 곳의 운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데이터를 공유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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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실시간 대응이 가능한 에지 컴퓨팅은 데이터 센터의 정체 현상을 완화해 줍니다. 나아가 불필요하게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아도 되어 비용도 적게 들고, 보안성 또한 뛰어납니다. 통신 사업자들이 주력하고 있는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의 경우 민감한 데이터는 에지 서버에서 저장ㆍ처리하고 민감하지 않은 정보는 중앙 서버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보안을 유지하기도 해요.
에지 컴퓨팅 기술의 발달로 더욱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기대되는 분야는 자율주행 로봇입니다. 주행 중 수집한 영상 센서 정보를 근거리에 있는 MEC 서버에 전송하고, 처리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한 결과를 실시간으로 주행에 반영하는 방식을 통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데요. 로봇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기능을 MEC 서버에 배치할 수 있어, 로봇에 들어가는 부품 비용과 소비 전력을 모두 아낄 수 있답니다.
또한 에지 컴퓨팅은 IoT 애플리케이션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서서 분석ㆍ처리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IoT 기기와 중앙 IT 네트워크 간 통신의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이로써 더욱 많은 기기를 연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마트 팩토리도 에지 컴퓨팅 기술로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합니다. 공정 상황을 공장별로 실시간 예측하고 분석하여 빠른 피드백을 내놓는 것이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에지 컴퓨팅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입니다. 큰 매장에서 손님이 몰리는 구간을 파악하여 빈 매대가 생겼을 시 디바이스에 즉각적으로 알람을 보낸다면, 손님들이 많이 찾는 상품을 빠르게 채워 넣어 고객 만족도는 물론 판매율까지 높일 수 있을 테니까요.
에지 컴퓨팅의 전망
속도도 빠르고 경제적이기까지 한 에지 컴퓨팅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는 없겠죠? 클라우드 업체, 통신사, 장비 업체, 플랫폼 비즈니스 업체에서는 에지 컴퓨팅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에지 컴퓨팅 환경 구축을 위해 관련 인프라,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고요. 세계적인 회계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에서는 2023년의 네트워크 장비(4%), 정보기술(6%) 부문보다 에지 컴퓨팅 하드웨어 인프라 시장의 성장률(22%)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점차 쌓여가는 데이터들을 처리하는 기술이 데이터를 효과적이면서도 저렴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상용화 단계까지 가기엔 아직 극복해야 할 요소들이 남아 있지만, 사람들에게 친숙한 디바이스로도 에지 컴퓨팅의 사용이 가능해진다면 이동 반경은 더욱 줄어들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많아질 거예요.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이 점차 실현되는 미래가 얼마나 근사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