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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대체 불가능 토큰, NFT(Non-fungible token)란 도대체 무엇일까?

요즘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용어,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란 정의를 봐도 뭔지 도통 감이 안 잡히는 분이 많을 거예요. 누군가는 NFT를 새로운 투자 기회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NFT가 뭔지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1. '대체 불가능하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NFT는 일종의 디지털 자산으로, 고유한 정보값과 가치를 부여해 자산화한 데이터입니다. 그 정보값은 오직 하나뿐이기 때문에 대체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현금은 은행에서 찾은 1만 원, 마트에서 거스름돈으로 받은 1만 원, 친구에게 빌린 1만 원이 전부 동등한 가치를 가집니다. 그래서 현금은 '대체 가능한 실물자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비트코인 같은 가상 화폐도 이와 비슷합니다. 디지털 상에서 존재하고 1 코인의 가치가 수시로 변한다는 점만 다를 뿐, 1 코인끼리는 동등하게 교환되는 '대체 가능한 토큰'의 일종이죠.

 

그런데 만약 누군가 특정 일련번호의 1만 원 권을 10만 원에 판매한다면 어떨까요? 1만원권은 1만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대체 불가능한 1만원권이 되겠죠. 마찬가지로 디지털 자산에 복제 불가능한 정보값을 넣어, 고유한 가치를 부여한 것이 바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 NFT입니다.

 

* 이미지 출처 : wikimedia commons

예시를 통해 좀 더 쉽게 살펴보겠습니다. 위 이미지는 자유 저작물을 공유하는 '위키미디어 공용' 페이지에서 'flower'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사진 중 하나예요. 사용 조건에 맞춰 수많은 페이지로 자유롭게 복제되고 인용되었을 텐데요.

 

만약 원저작자가 위 이미지를 NFT화해서 판매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저작물을 NFT로 만드는 것을 민팅(minting)이라고 하는데요. 블록체인 기반으로 복제나 위조가 불가능한 암호를 증명서처럼 붙이는 과정입니다. 온라인에 복제된 수많은 이미지 중 고유한 소유권을 지녔음을 인증하는 것이죠. 만약 NFT 구매자가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판매하게 된다면 소유권도 함께 이전됩니다. 작품의 소유자와 거래 이력은 블록체인 기술로 기록되어 임의로 변경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얼마 전 202111월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무야호' 8 영상이 NFT 상품으로 제작되어 950만원에 판매되는 일이 있었어요. 300만원으로 시작해 950만원에 낙찰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는 단순한 영상 파일이 아닌, MBC가 자사 플랫폼 '아카이브 by MBC'를 통해 공식적으로 경매에 부친 NFT 상품이었습니다. MBC 관계자는 해당 영상을 NFT화하기 위해 영상 속 인물을 10년여 만에 수소문했다고 하는데요. 자제분과 연락이 닿아 영상 활용 및 수익 분배 등을 협의한 뒤 NFT화했다고 하네요.

 

 

2. NFT, '소유권''저작권'은 다르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무야호' 영상을 누군가 NFT로 소유하게 됐다면, 기존에 업로드된 영상이나 SNS 등에 '짤'로 돌아다니는 이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여기서 NFT 소유권이 저작권과 다르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무야호' 영상의 원본 소유권은 NFT 구매자에게 돌아갔지만, 해당 영상의 저작권은 여전히 MBC가 갖고 있습니다. 즉, NFT 소유자는 이미 인터넷에 퍼져 있는 영상을 내리게 하거나 저작권 침해 신고를 할 순 없어요. 영상을 복제하는 것도 막을 수 없죠. 또한 NFT 소유자가 자신의 SNS나 다른 채널에 해당 영상을 공개하려면 저작권자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무야호' 영상의 경우 저작자를 표시한 인용/전재는 가능하나 비영리목적, 변경 없이 이용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NFT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NFT의 소유 정보 및 거래 내역은 복제할 수 없지만, 대상이 되는 디지털 파일 자체는 복제가 어렵지 않기 때문인데요. 저작권도 없고 복제도 쉽게 가능한 디지털 파일인데, 소유권을 갖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죠.

 

 

출처 : wikimedia commons

하지만 디지털 파일이라도 고유 소유권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나리자'의 이미지는 저자 사후 100년 이상 되었기 때문에 저작권이 소멸한 '자유 이용 저작물'입니다. 누구나 이미지 파일을 자유롭게 내려 받고 온라인 채널에 업로드 할 수 있는데요. 모나리자를 실물로 소유하고 싶은 사람은 도록이나 책자, 액자 등을 구매합니다. 미술 애호가라면 루브르박물관 뮤지엄샵에 직접 방문해서 상품을 사오기도 하겠죠.

 

그런데 만약 루브르박물관이 인증한 모나리자 디지털 이미지를 NFT로 판매한다면 어떨까요? 하나의 NFT를 경매에 부치는 방식이 아닌, 구매자마다 개별 토큰을 부여해 일정 금액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라면 구매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요? 이런 식으로 NFT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3. NFT는 예술 분야에서만 적용 가능할까?

지금까지 NFT는 미술, 영상, 음악 등의 예술 작품이나 게임 아이템 등 콘텐츠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점차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NFT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 나이키는 리셀 시장을 겨냥해 운동화 정보를 NFT화하는 크립토킥스(CryptoKicks) 시스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운동화에 고유한 소유권을 부여해 가치를 높이고 '짝퉁' 위험도 예방할 수 있죠. 비슷한 방식으로 명품 중고 거래나 중고차 거래에도 NFT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자문서나 인증서에도 NFT 기술을 적용하면 원본확인이나 소유권 이전 확인이 쉬워질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NFT가 수익을 보기보다는 시장의 반응을 보는 단계라고 말합니다. 작품 도용이나 보안 문제 등 아직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많죠. 그래서 투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NFT가 잘 정착된다면 콘텐츠나 제품, 정보의 고유성과 원본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다가오는 NFT 시대,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