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이제는 취미나 산업용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해진 드론.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드론 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드론은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한데요. 시설물을 점검하는 엔지니어가 되기도 하고, 자연 환경이나 생태계를 지키는 감시자 역할을 맡기도 합니다. 자유로운 구도의 비행과 항공 촬영으로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가 하면, 농업 활동에서의 파종과 방제를 돕기도 하면서 농촌의 일손을 거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드론은 우리 일상 속에서도 점차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드론이 주문한 음식이나 상품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이미 구글을 필두로 아마존, UPS, 우버 등의 물류 회사가 드론 택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도미노피자가 특정 장소까지 피자를 드론으로 배달해주는 '도미 에어' 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이는 등 드론 배달 상용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2010년대 초부터 드론의 가격이 하락하고 AI 제어 시스템의 신뢰도는 상승하면서 드론 배송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기업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요.
드론 배달은 5년 내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상용화될 전망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드론에게 내 물건을 믿고 맡길 수 있을까요? 드론 배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무인 배달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
도로에 자동차들을 제어하는 교통 신호가 있는 것처럼, 드론에게도 교통 신호가 필요합니다. 드론 배달이 상용화된다면 하늘을 나는 드론이 많아질 테고, 드론끼리 충돌하는 사고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죠.
드론의 세계에는 질서 정립을 위한 UTM(UAS Traffic Management)이 존재합니다. 여기서 UAS는 무인 비행 시스템(Unmanned Aircraft System)의 약어예요. 즉, UTM은 무인 비행 시스템끼리의 혼잡을 막기 위한 교통 관제 기술이라는 뜻인데요. 우선 비행지역 사용을 승인하고, 기상 및 정보 지형을 제공합니다. 드론을 식별하여 알아낸 위치 정보도 제공하죠. 혼잡도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도로에서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것처럼 기체 간격을 분리시키기도 합니다. 드론을 조종하는 사람들끼리 메시지를 교환하는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어요.
NASA에서는 이미 드론 수백 개를 동시에 운영해도 문제없는 관제 기술을 보유 중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또한 2017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주축으로 ‘UTM 체계를 위한 보안 및 무인비행장치 핵심 기술 개발’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정밀 통합 항법·보안·통신 기술에 대한 개발이 완료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하늘을 줄지어 날아가는 드론들을 흔히 볼 수 있겠죠.
무인 드론 배달 상용화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술도 중요합니다. 목적지까지 스스로 안전하게 비행하려면 정밀한 센서 기술과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지형지물을 학습하고, 최적의 경로를 찾아야 하기 때문인데요. 아직까지는 자율 비행 기술의 한계로 인해 드론 배달이 한정된 경로에서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죠. AI기술 발달을 통해 비행 신뢰도와 안정성이 높아진다면 더욱 폭넓은 분야에서 드론 배달이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드론 배달의 장점과 단점
드론 배달의 최대 장점은 시간과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배달기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의 위험 부담도 줄어들고요. 지리적으로 배송이 어려운 도서산간지역이나 인프라가 열악한 오지, 재난 지역 등에도 물품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드론 배송 스타트업 기업인 집라인(Zipline)은 아프리카 지역에 드론을 통해 혈액이나 백신을 공급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요. 르완다의 지방 병원에 드론을 띄워 혈액을 보낸 사례에 따르면, 열악한 도로 인프라로 인해 차량이나 오토바이로는 3~4시간 걸리는 거리를 단 15분 만에 주파했습니다. 드론을 이용한 덕분에 배송 시간을 대폭 단축했으며, 제때 도착하지 못해 혈액 성분이 낭비되는 경우도 67%나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해요.
또한 드론은 전기추진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의 내연기관 운송수단에 비해 친환경적입니다. 드론 배달이 아직 경제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시도하는 이유는 이처럼 미래 환경을 위한 측면도 있어요. 당장은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죠.
하지만 드론 택배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도난∙분실, 배달 정확성, 안전 문제를 꼽을 수 있는데요. 기업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미노피자의 도미 에어는 도난이나 오배송을 막기 위해 주문 시 생성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피자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구글의 드론 배달 서비스 ‘윙(Wing)’은 이착륙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7m 높이에서 밧줄로 물품을 내리는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일상 속에서도 드론을 상용화하기 위해 각국에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단점을 완벽히 보완한 택배용 드론이 곧 등장하지 않을까요?
곧 일상이 될 드론 서비스
국내 주요기업에서도 드론 택배의 상용화를 위해 활발하게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주유소, 우체국, 물류센터 등을 드론 스테이션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3kg 미만의 소형 택배 위주로 배달 중인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10kg 미만의 중형 택배도 보낼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법률 규제가 완화되고 인력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내년부터는 섬과 같이 택배를 받기 힘든 지역부터 드론 택배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네요.
또한 드론 택시가 개발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에어택시’라고도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하죠. 사물을 넘어 사람까지 운반해주는 드론의 시대가 가까워져 오고 있는 지금, 드론이 자유자재로 날아다닐 하늘길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