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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안방에서 만나는 주치의, 디지털 헬스케어

 
먼 거리, 긴 대기 시간. 병원에 가기 망설여지는 대표적인 진입 장벽이죠. 가까운 거리라고 해도 따로 시간을 내어 다른 공간에 가는 것 자체가 피로한 일이기도 하고요. 점심시간과 겹쳐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부지기수입니다. 이렇다 보니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병원에 가지 않고 참으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기기로 병원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을 넘어 병원을 집 안으로 들일 수도 있고, 약 처방까지도 한 번에 받을 수 있어요. 실시간으로 내 몸 상태를 체크하여 건강 관리를 돕기도 하죠. 내 손 안의 24시간 종합병원, 디지털 헬스케어 이야기입니다. 아직은 오프라인 병원에 가는 것이 익숙한 지금, 우리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를 어디까지 꿈꿀 수 있을까요? 머지않아 평범한 일상이 될 디지털 헬스케어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발전이 필연적인 이유

 

개인의 건강과 의료에 대한 정보, 기기, 시스템 또는 플랫폼을 다루는 산업 분야를 디지털 헬스케어라고 부릅니다. 의료서비스가 병원 중심에서 일상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서비스 구조의 변화가 필요해지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덕분에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사용자의 건강관리를 계획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IT기술을 접목한 의료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얼마나 유용한지 깨달은 분들 많으시죠? 원격의료를 통한 비대면 진찰은 병원을 안방으로 데려다 놓았고, 디지털 헬스케어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원격의료 외에도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이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 개인 맞춤형 솔루션 등이 디지털 헬스케어의 영역인데요. 병원에 내원하지 않고도 원격의료로 어떤 질환이 있는지를 진단하고, 웨어러블 기기로 혈당ㆍ혈압ㆍ심장박동률ㆍ체온ㆍ호흡 빈도수 등의 건강 지표를 수시로 살핀 다음 이에 따라 개개인에게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받는 서비스가 모두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사실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디지털 헬스케어는 필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기대 수명은 해마다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제시한 통계에서는 기대 수명까지 살 경우 3명 중 1명꼴로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전 세계적으로 출생률 감소가 일어나고 있지만,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구 자체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죠. 이에 국가의 사회적ㆍ경제적 부담을 해소해 줄 대안으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건강보험 운영에 있어 노인 진료비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죠.
 
식생활이 변화하면서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이 증가하는 상황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성장에 힘을 실어주었고요. 디지털화된 개개인의 건강정보를 측정하고 수집할 수 있는 기술이나 제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도 원활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현재 주요 선진국들도 의료서비스의 체계가 공급자ㆍ치료 중심에서 환자ㆍ예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21세기 치료법’은 FDA 의료기기 규제 대상에서 환자의 건강ㆍ안전과 관계없는 불필요한 소프트웨어의 규제 사항을 없애고, 중증질환 진단 치료기기에 대해 신속하게 승인을 내릴 수 있는 절차를 도입하고자 ‘혁신기기 우선 검토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병원까지 찾아가야 하는 일을 최소화하여 원격의료를 활성화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죠.
 
일본의 ‘차세대의료기반법’은 의료데이터를 익명으로 가공하여 안전하고 원활하게 활용하고, 이에 따른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에요. 이름부터가 직관적인 독일의 ‘디지털헬스케어 육성법’은 국민들이 사용하는 건강앱이 법정 건강보험의 급여 목록에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죠. 한국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

 

현재까지의 의료서비스가 IT기술을 기반으로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미래에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를 위해 의료 마이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 제공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설정해야 할 것인지, 보안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단계이죠. 마이데이터는 본인의 정보를 직접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의료 마이데이터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개발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개개인에게만 특화된 맞춤형 진료를 제공할 수 있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지원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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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lginnotek.com/1300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인 암 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는 임상데이터 네트워크인 K-CURE의 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CURE 포털을 통해 국가의 암 등록 통계와 표준화된 암 임상 관련 메타데이터를 개방할 계획이라고 하죠. 뿐만 아니라 의료데이터 안심활용센터를 운영하여 의료기관 임상데이터, 공공기관 데이터, 사망정보 결합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이용할 예정이기도 해요.
 
 

 
웨어러블 기기로 더욱 편리하게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 신시장은 더욱 다양하게 전개될 전망이에요. 그리고 4P 의학이라고도 부르는 미래의학의 특성, 즉 Predictive(예측적) 의학ㆍPreventive(예방적) 의학ㆍPersonalized(개인적) 의학, Participatory(참여적) 의학에 방향성을 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특히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소도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소도시는 중심가에서 멀어질수록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데다 병원에 대한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진료를 받기가 어려운데요.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된다면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모니터링과 의료 AI 분석을 통해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도 있겠죠. 실제로 몇몇 지자체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또는 제도를 유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해요.
 
 

 

디지털 헬스케어, 어디까지 개발되었을까?

 

올해 2월에 불면증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 기기가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약이나 주사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불면증을 유발하는 습관이나 행동을 교정해 주는데요. 이를 시작으로 정부에서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디지털 치료ㆍ재활기기를 제품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본인의 의료 마이데이터를 확인하고, 의료기관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계시스템인 건강정보 고속도로(마이헬스웨이)도 2023년 6월에 열릴 예정이라고 해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 눈 여겨 볼 만한 분야 중 하나는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시장입니다.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심전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기존의 무거운 측정기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각광받고 있는데요. 특히 작년 2월부터 장기 심전도 검사에 대한 보험수가가 확대되면서 바이오 기업과 의료기기 개발사의 협업이 분주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손가락을 접촉하거나 얼굴을 카메라에 노출시켜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플랫폼이 등장하기도 했고요. 게임으로 각종 질환이나 약물 중독 등을 고치는 디지털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환자의 치료뿐만 아니라 병상 배정과 의료인 스케줄 조정에도 디지털 헬스케어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AI로 구성하는 병상 배정과 간호사 스케줄 조정 시스템은 숙련된 원무과 직원들 여러 명이 수기로 짜던 배정을 자동화하여 인력을 줄였죠. 시스템이 자동으로 배정한 것을 한 명의 직원이 확인하는 형태로 개선하여 편리성을 높였다고 해요.
 
 

 
다양한 플랫폼이나 시스템, 때로는 게임으로 질병을 고치는 것이 일반화된다면, 병원이 더 이상 싫거나 무서운 곳이 아닌 친숙한 곳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조금 생소할지도 모르겠지만, 곧 이 모든 디지털 혁신들이 당연해 질지도 몰라요. 디지털 헬스케어가 널리 상용화되어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언제든 진료를 받고, 모두가 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