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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기후 위기 속 인류와 공생하는 생물들

 

여러분은 65일이 세계 환경의 날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씁쓸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느라 공휴일이 아닌 기념일들은 무감하게 흘려 보내는 것이 현실인데요. 그래서인지 국제사회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제정한 세계 환경의 날은 반세기 전인 1972년에 제정되었지만, 위중한 지구환경의 차도가 개선되기까지는 아직 역부족인 듯싶습니다.

 

그런 지구가 더 이상 달궈지지 않도록 수호하고, 나아가 인류가 더 나은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주는 생물들이 있습니다. 어떤 생물들이 기후변화를 방어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까요? 이 고마운 생물들을 위해 인류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환경의 날을 맞이해 자연과 공생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떠올려보며, 인간을 돕는 자연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남은 지구의 시간, 1.5°C

 

제어할 수 없는 극한의 이상기후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1.5°C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 보셨을 거예요. 하지만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지구는 빠른 속도로 달궈지고 있죠. 유엔 세계기상기구(WMO*)의 발표에 의하면 2027년 내에 1.5°C를 돌파할 가능성이 무려 66%라고 해요.

 

*WMO :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기후 위기를 막아내지 못하면 모든 인류의 생존권이 위태로워집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과 이상기후로 인해 보금자리를 잃는 기후난민이 발생할 것입니다. 신종 유해 생물의 유입으로 발생하는 건강ㆍ재산 피해와 에너지 수요 증가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가중되겠죠. 폭염 질환자 증가와 식량 생산 변화에 대한 비용도 늘어날 테고요. 환경 문제가 심화될수록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국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가능성 또한 존재합니다. 이처럼 인류의 상황이 어지럽게 꼬이는 동안 오래도록 자신의 위치에서 우직하게 지구를 지켜온 생물들은 무엇일까요? 한번 알아봅시다.

 

 

 

지구를 지키는 생물들

 

고래는 탄소 저감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생물입니다. 고래의 배설물은 탄소를 격리하는 역할을 하고, 고래의 몸 자체가 탄소를 저장하는 수단이 되기도 해요. 고래 중 가장 몸집이 큰 대왕 고래의 경우 몸길이 20m에 몸무게 150t 이상입니다. 몸집이 큰 만큼 저장하는 탄소의 양도, 탄소를 격리하는 배설물의 양도 단연 많겠죠?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고래의 배설물에는 철, 질소, 인 등의 영양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고래의 배설물 주변으로 번성하게 된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요. 탄소를 머금은 식물성 플랑크톤은 동물성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거나, 다른 미세 영양분과 함께 바다로 가라앉습니다. 이렇게 눈처럼 가라앉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바다 눈이라고 하는데요. 바다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는 만큼 탄소는 격리되고, 그만큼 온난화를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고래는 수압 때문에 깊은 곳에서 배설물을 배출할 수 없어 해수면 근처로 올라와 배설을 하는데요. 그래서 식물성 플랑크톤도 더 많이 생성되고, 자연히 탄소 격리량도 높아진답니다.

 

모든 생명체는 체내에 일정량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데요. 고래는 큰 몸집만큼이나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합니다. 이후 죽어서는 아주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몸속에 있던 탄소도 함께 퇴적되죠. 이러한 고래 낙하를 통해서만 한 해 약 29000t의 탄소가 해저로 이동한다고 해요.

 

 

 

애벌레처럼 생긴 이 생물은 바로 곰벌레, 물곰이라고도 불리는 완보동물(타디그레이드)입니다. 성체의 최대 크기가 1.5mm이고 작은 것은 0.1mm가 채 되지 않지만, 이 생물은 우주 최강 생명체라고 불립니다. 영하 273℃, 영상 151℃에서도 살아남는 데다, 생물에게 치명적인 농도의 방사성 물질 1,000배에 달하는 양에 노출되어도 죽지 않기 때문이죠. 물과 음식물이 없어도 수십 년을 버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공 상태나 높은 압력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어요. 휴면 상태로 120년간 지낸 완보동물이 발견되기도 했죠.

 

완보동물은 인류가 앞으로의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 생물입니다. 극히 높거나 낮은 온도에서도 살아남는 완보동물의 단백질을 추출, 혈우병 치료제 등 온도에 민감한 의약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장기 보관과 운송이 가능해진 의약품은 열악한 환경의 오지나 개발도상국에도 의약품 유통을 가능하게 하죠. 장기적인 우주 정착을 목적으로 NASA에서 완보동물을 연구하기도 했답니다. 완보동물을 지속적으로 연구한다면,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다른 행성을 터전으로 삼을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생활 환경에 맞게 발달된 생물들의 생김새를 착안하여 기술을 개발하는 생체모방기술 사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거미의 다리는 먹이 활동과 자연재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민감한 진동감각기관이 있는데요. 거미 다리의 감각기관을 본 따 개발한 센서는 아주 미세한 소리도 인식할 수 있습니다. 듣지 않아도 될 잡음마저 모두 인식한다는 한계점은 거미의 감각기관 아래에 있는 큐티클 패드(cuticular pad)를 하이드로젤 소재로 재연하여 완화했답니다. 진동수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는 소재의 특성이 소리를 분류해 내어 인식하고자 하는 소리만을 인식해낼 수도 있게 된 것입니다.

 

날아다니는 곤충들의 눈이 갖고 있는 시각 신경 기능을 모사한 초고속 광센서도 개발되었습니다. 곤충의 눈 속 점진적 신경세포가 지금까지 개발된 반도체 이미지 센서보다도 동작 인식을 더욱 효율적으로 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기 때문인데요. 곤충의 눈을 닮은 광센서는 초당 1,200bit의 정보 전달은 물론, 0.01초부터 1,000초까지의 시간분해능과 99.2%의 높은 정확도로 물체의 정확도를 인식할 수 있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을 정도로 업그레이드된다면, 보다 더 세심하게 주변 물체를 인식하는 자율주행차가 탄생할 수도 있겠죠.

 

 

 

게의 눈을 모방한 수륙양용 카메라도 있습니다. 기존 카메라 렌즈는 표면이 곡면이기에 렌즈의 중앙과 외각에서 굴절의 차이가 생겨 왜곡된 이미지가 투영된다는 한계가 있었는데요. 농게의 겹눈 구조를 모방하여 편평한 마이크로 렌즈를 이미지 센서와 결합, 구 모양으로 된 구조물 안에 이 마이크로 렌즈를 200여 개 넣어 왜곡 없는 카메라를 구현했다고 합니다. 이미지의 왜곡 없이 360도 전방위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물 표면을 경계로 발생하는 광 굴절 현상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죠. 이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실제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실감 나는 VR기기를 체험해 볼 수도 있을 거예요.

 

상어 비늘의 원리를 얻어 만든 상어 비늘 페인트는 비행기의 공기저항을 크게 감소시켰습니다. 상어의 피부를 확대해 보면 지느러미에 리블렛(Riblet)이라는 10~1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돌기가 있는데요. 이 미세돌기가 큰 물줄기를 막아주는 코팅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인공 상어 비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어 비늘 페인트가 출시될 수 있었답니다. 이 페인트를 전 세계 항공기에 활용하면 연간 총 450만톤의 연료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장시간 무급유 비행도 가능할 것이라고 해요. 연료를 덜 쓰는 만큼 배출되는 탄소도 줄어들게 마련이니, 상어 또한 간접적으로나마 기후 위기에 일조하고 있는 셈이 되겠네요.

 

👉 관련 콘텐츠 보기 [자연에서 찾아낸 과학, 생체모방기술(Biomimetics)] 

https://news.lginnotek.com/971

 

 

 

기후 위기를 타파하려면?

 

기후 위기의 첫걸음은 단연 지구를 데우는 탄소를 줄이는 것입니다. 인구가 늘고 있는 만큼 배출되는 탄소 또한 많아질 텐데요. 이를 효과적으로 절감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탄소를 흡수하는 해양생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이들의 스트레스 요인을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 할 때도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개한다면 더욱 좋겠죠.

 

 

 

연구진들이 아닌 개개인의 작은 노력도 분명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거예요. 쓰지 않는 콘센트를 빼거나 스위치를 꺼두어 에너지를 절약하고, 배달음식을 자제하거나 텀블러ㆍ장바구니를 상시 휴대하여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환경보전에 일조할 수 있습니다. 중고거래를 애용하는 것 또한 방법이 될 수 있겠죠.

 

기후변화와 국가 간 갈등으로 자원 고갈까지 예고되고 있는 현 시점에,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지혜를 알려주는 생물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같은 지구에 살고 있는 일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환경을 아끼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환경의 날을 제정한 취지를 되새기며, 일상 속에서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 관련 콘텐츠 보기 [거주 가능한 지구를 위해! 자원 고갈을 해결하는 혁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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