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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Culture

이정숙 차장이 본 트리나 포올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

    

 

 

애벌레가 물었다.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되죠?”

날기를 간절히 원하면 돼.

하나의 애벌레로 사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만큼 간절하게.”

그럼 죽어야 한다는 뜻인가요?”

,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 겉모습은 죽은 듯이 보여도 참모습은 여전히 살아 있단다. 삶의 모습은 바뀌었지만, 목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야. 나비가 되어보지 못하고 죽은 애벌레들과는 다르단다.

                                              -트리나 포올리스, <꽃들에게 희망을> 中에서.

 

 

봄날에 어울리는 동화 한 편을 읽었습니다. 어른이 읽기에도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좋은 동화입니다. 어느 순간 열정은 빛을 바래고, 용기와 도전 정신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생기를 잃어서 매너리즘에 빠진 기성세대들에게 다시금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삶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 줍니다. 삶의 태도와 삶의 가치에 대해서 탐색해 보는, 지금 내가 앉은 자리를 돌아보는 그런 값진 시간인 것이죠. 그래서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이 근사한 동화를 만나는 일은 가슴 설레이는 선물 같습니다.

 

그저 무수한 애벌레들처럼 단순히 먹고, 자고, 기어다니다가 나비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죽을 수도 있었지만 노랑애벌레와 호랑애벌레는 달랐습니다. 이제까지의 애벌레로서의 삶을 버리고 용기 있게 나비가 되는, 그래서 꽃들에게 희망이 되는 새롭고 가치로운 삶을 선택하는 그 감동의 순간을 맞닥뜨려 보세요.

편하고 익숙한 세계를 버리고 미지의 세계를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낯선 세계는 신비로움과 희망을 주지만 동시에 두려움과 불안함에 휩싸이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날기를 간절히 원하고, 고치 속에서 나비가 되기를 기다리고 인내하는 그 두렵고 긴장된 시간을 지나면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서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이죠.

 

저는 노랑애벌레에게서 삶의 지혜를 훔치고 싶습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듯이 내가 선택하는 일들이 어긋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노랑애벌레는 지혜로워서 나비가 될 수 있다는 늙은 고치의 말을 믿고 나비의 삶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애벌레 기둥 꼭대기에 무엇이 있는 지도 모른 채 그저 다른 수많은 애벌레들처럼 다른 애벌레들을 짓밟으며 애벌레 기둥을 포기하지 못하는 호랑애벌레보다, 먼저 나비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고는 사랑하는 호랑애벌레를 데려와 나비가 되게 하고 함께 날아다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도전과 열정으로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제가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야 하는 일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한 번 이 책을 통해서 충전되는 걸 느끼는 것 같습니다. 지금 앉은 내 자리에 안주하기보다 늘 새로운 삶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