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들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천재지변은 물론, 예기치 못한 화재 등의 재난 또한 피하기란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건강한 삶을 위해 오른 산에서 부상을 입거나 조난을 당할 가능성도 있죠. 특정 집단 또는 국가간 갈등이 불러오는 전쟁은 전 인류의 어려움이자 두려움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고독사를 해결하는 것 또한 현대사회의 숙제가 된 지 오래고요.
온정이 깃든 사람의 손길이 사람을 구하기도 하지만, IT기술들을 응용한 제품 또한 여러 가지 위험으로부터 사람을 지킵니다. 한 집에서 건강을 돌볼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교감을 도맡기도 하고, 각종 재난이나 사고의 위험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도 합니다.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도와주는 개념의 IT기술을 실현하고 있는 것인데요.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착한 IT기술을 들여다봅니다.
1) 인명 구조 – 피해율 최소화에 도전하는 IT기술
재난과 사고가 발생하면 사람과 함께 출동하는 IT제품들이 있습니다. 열악한 상황의 해결을 돕기도 하고, 최대한 많은 생존자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죠.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고,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IT제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빠른 구조를 위한 AI 기반 119 신고 접수 시스템은 골든타임 내로 사람을 구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주변이 소란스럽거나, 반대로 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상황에서의 신고 전화는 내용을 정확히 전달할 수 없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음성인식 기술은 어떤 상황에서든 알아듣기 어려운 음성을 빠르게 파악하여 신고 접수에 도움을 줍니다. 재난 위치, 상황, 증상을 자세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키워드를 추출하는 것이죠. 텍스트로 추출된 내용은 현장 출동 지령서에 반영되고, 이를 통해 증상의 파악부터 응급처치까지 신속하게 할 수 있습니다. 텍스트 검색 기능도 있어 어떤 신고 사항이든 놓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에요. AI 기술로 운영되는 AI 기반 119 신고 접수 시스템은 작년 2월부터 실제 구조 작업에 도입, 활발히 이용되고 있습니다.
목소리 대신 사진을 감지하는 기술도 실제 상황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개발 중입니다. 위치 추정 AI 알고리즘은 생존자가 찍어 보낸 주변 사진만으로 위치를 추론할 수 있다고 해요. 가상 현실에서 만든 지진과 화재 현장 데이터로 재난 전후 상황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죠.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드론이나 로봇에 탑재한다면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겠죠?
드론은 현재 소방서에서 실종자를 수색할 때 투입되고 있는데요. 화재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드론도 개발되었습니다. AI 화재 감지 기술을 적용한 AI 화재 감지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드론 솔루션은 영상 분석 엔진과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합니다. 열화상 카메라의 실시간 온도 스캔 기술로 먼 거리에서도 온도를 측정할 수 있어 작은 불씨가 큰 화마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스마트드론 솔루션의 주된 목적이죠.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여 불이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에, 발화점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요. 조종자의 시야 범위를 넘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불꽃이나 연기를 감지했을 때 LTE(4세대), 5G 통신으로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는 방향으로의 개발이 진행될 전망이에요. 기후변화로 토양이 건조해지면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대형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스마트드론은 산불의 조기 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답니다.
일본에서도 드론을 이용하여 재난을 극복한 사례가 있습니다. 2021년, 일본의 손해보험사가 집중호우로 침수된 집을 조사하는 데 드론을 활용했는데요. 드론이 촬영한 영상으로 피해 현장을 3D 모델로 구현하고, 강우량 데이터를 통해 침수 정도를 정확하게 분석했기에 보험금 지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재난 상황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식용 드론도 있습니다. 날개에 아침 한 끼의 영양분이 들어 있어 고립된 사람들에게 훌륭한 긴급구호물품이 되고 있어요.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인 드론의 한계점을 보완한 기술이죠. 날개부터가 식량인 만큼 배송할 수 있는 구호물품의 양도 늘어나기에 비타민제나 물 등을 실어 운반할 수도 있다고 해요. 연구진은 식용 재료로 제작할 수 있는 드론의 종류를 더욱 늘릴 수 있도록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드론이 필요한 극한의 재난 상황이 닥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그래도 미래의 재난 상황에서 많은 이들을 구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 만들어진 셈이죠.
그밖에 인명 구조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드론이 안전한 바다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무인관제드론이 해상 사고를 감지하면 인명구조드론이 사고 현장에 출동하여 구명튜브를 떨어뜨려주는 식으로 바다 위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죠. 인명 구조 외에도 해수욕장 안전 관리, 해경 함정 탑재 시범, 조류 퇴치, 불법 어선 감시 등에도 사용하고 있답니다.
붕괴된 건물 속에서 생존자를 찾아내는 IT기술 또한 주목받고 있습니다. 레이더 센서는 전파를 이용한 두 가지 방식의 레이더를 재난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데요. 하나는 짧은 파장의 전자파 신호가 목표물에 부딪혀 반사되는 시간으로 목표물까지의 거리ㆍ속도ㆍ위치를 측정하는 방식이고요. 다른 하나는 연속적인 신호를 방출한 후 반사되는 신호로 상대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전자는 장애물이 많은 곳에 적합하고, 후자는 현장의 다양한 면을 보는 데 적합하다고 해요. 현장에서 피해자의 생체 신호(호흡ㆍ심장박동)를 탐지할 수 있어 구조를 더욱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정전기 유도 현상으로 주변 공간의 미세한 전기장 변화도 감지하는 전기장 센서는 벽 뒤에 있는 사람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더 많은 생존자를 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현재 소방 관계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재난 상황에 이 센서들을 투입할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단계라고 알려져 있어요.
2) 사고 예방 – 사고 발생의 가능성을 뿌리뽑는 IT기술
산업ㆍ제조 현장은 중장비 기기와 무거운 자재들, 또는 작업자의 부주의로 인한 순간의 실수나 오류가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만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작업자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작업 능률도 높여주는 IT기술들을 살펴보겠습니다.
360도 웨어러블(착용형) 카메라는 목에 거는 넥밴드형 구조이기에 무전기를 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안전합니다. 양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영상을 주고받고 통화도 할 수 있어 작업 중에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작업자의 영상을 볼 수 있는 관제센터에서 작업자에게 위험한 상황이 생겼을 때 경고 알람을 보낼 수도 있죠. 현재 많은 기업에서 무전기 대신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를 활용하고 있다고 해요.
위험한 작업을 사람 대신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사족보행 로봇은 선박, 다리, 송전탑, 송유관, 대형 저장고, 건설 현장 등의 철제 대형구조물을 오르며 점검ㆍ수리ㆍ보수를 도맡게 될 예정입니다. 바닥에서 벽, 벽에서 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물론 5cm가량 돌출된 장애물도 넘을 수 있으며, 녹슨 표면 또한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전자기력을 켜고 끄는 방식으로 벽을 오르는 동안 자석의 접착력을 적절하게 유지시켜 빠른 이동이 가능한 것이죠.
IoT(사물인터넷)는 산업 현장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기술 중 하나입니다. 중장비에 IoT 센서를 부착하여 작업 관련 정보(작업자, 작업 시간, 작업 종류와 진행 현황 등)를 기록하거나, 작업자의 몸 상태를 점검하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죠.
크레인 충돌방지 시스템도 IoT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엔코더 센서로 크레인의 회전 움직임을 측정하고 경사 센서로 지브*의 상하 움직임을 측정하여 주변 크레인의 움직임이 가까워지면 운전자에게 경고 알람을 제공합니다. 크람쉘* 협착방지 시스템 또한 센서를 통해 크람쉘이 상ㆍ하차를 할 때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크람쉘을 오르내릴 때 알람을 작동하여 작업자들에게 위험을 알리는 시스템이에요. 현재 많은 건설 현장에 투입되어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답니다. 중장비 사고로 평균 2000명씩 사망하고 있는 추세이기에, 이처럼 중장비와 작업자가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업계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브(jib) : 크레인에서 물건을 매달기 위한 암(arm)을 의미
*크람쉘 : 굴착 작업 시 땅에서 파낸 흙 등을 실어 나르는 바구니
건설 현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드론 데이터로 구현해낸 메타버스 플랫폼은 비대면으로 작업자의 안전을 지켜줍니다. 드론으로 촬영한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현장을 고화질의 메타버스로 시각화해주죠. 비대면으로도 현장을 시간대별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측량과 흙의 양을 손쉽게 산출할 수도 있어요. 실제 건설 현장을 똑같이 구현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트윈의 개념에 속하는 기술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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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점검 로봇 기술은 자율주행 기술과 영상 센서 기반 AI를 활용하여 지하 터널의 균열을 점검하는 기술이에요.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여 지하 터널 입구를 기준으로 균열 지점까지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요. 영상 센서 기반 AI는 적은 수의 영상 데이터만으로도 균열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두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하는 스테레오 비전 기술은 균열을 더욱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합니다.
3) 건강 돌봄 – 몸도, 마음도 끌어안아주는 IT기술
자식 대신 로봇이 부모를 부양하는 사회가 왔습니다. 항간에는 사람의 돌봄에 비하면 부족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물론 있었지만, 이제 여러 지자체에서 독거 노년층에게 제공하고 있는 AI 돌봄 로봇은 이미 어르신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었습니다.
AI 돌봄 로봇의 머리, 귀, 손, 등 각각의 신체 부위에는 다른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어요. 약 먹을 시간, 병원 방문 일정 등을 알려주거나 ‘도와줘’ ‘살려줘’ ‘치매 예방법 알려줘’ 등의 음성 명령을 듣고 해결할 수도 있어요. 어르신들과의 대화를 통해 우울증이나 치매 여부를 판단하여 정신건강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모델도 있죠. 이렇게 AI 돌봄 로봇과 교류하는 데이터는 10분에 한 번씩 보호자에게 전송되고요. 어르신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AI 돌봄 로봇은 점차적으로 다른 지자체에서도 보급을 준비 중이라고 해요.
AI 안부전화 서비스는 사용자와의 대화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건강을 챙기고 있습니다. 사용자와의 과거 대화를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통화에 활용하여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를 추구하죠. 약 97%의 정확도 덕분에 사용자들은 자신의 건강이나 정서 상태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기상 재해를 앞두고 있을 때는 재난 문자를 기반으로 재난 예보와 안전 수칙을 안내하고, 이후 피해 정도를 물어보기도 해요. 이렇게 수집된 정보들은 지자체와 관련 기관의 업무 효율을 높이죠.
IT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붕대는 상처가 빨리 나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온도 센서로 상처 감염을 감지하고, 전기 자극으로 상처 회복을 돕는다고 하죠. 피부에 잘 밀착되는 하이드로겔 재질의 붕대 위에 전기 기판이 올라가 있는 형태의 스마트 붕대는 전기 기판이 상처의 치유 과정을 모니터링하는데요. 상처에서 40도 이상의 열이 나면 원격으로 연결된 스마트기기로 경고 신호를 전달하여 상처의 빠른 치유를 돕습니다. 전기 자극으로 백혈구 수를 늘려 빠른 치유를 유도하기도 하죠. 현재 상용화를 위해 비용과 안전 문제를 점검하는 단계에 있다고 해요.
AI 알고리즘과 3차원 홀로그래피*로 박테리아 병원균을 신속하게 식별해내는 현미경도 발명되었어요. 박테리아 500종의 3차원 굴절률 영상을 홀로그래피로 측정한 다음 AI 신경망을 통해 학습을 시킨 알고리즘이 현미경에 탑재되어 있습니다. 박테리아 영상을 확보할수록 정확도가 더욱 높아지는 만큼, 병원균을 빠르게 식별하여 질병이 중증으로 악화되는 확률을 낮추는 데 일조할 수 있을 텐데요. 실제 진단에 응용되어 보다 많은 환자들이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홀로그래피(holography) :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해 일상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물체와 다름 없는 3차원 영상정보를 사진필름에 기록하는 기술
이외에도 사람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IT기술들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어요.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기술은 다방면에서 편의와 시간적인 여유를 제공하여 결국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사람을 살아가게도, 살리기도 하는 IT기술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더 놀라게 할까요?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가까운 미래에 1인1로봇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