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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인간만큼 똑똑한 인공지능의 시대? AI를 넘어 AGI의 단계로

 

여러분은 AI 발전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AI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몇몇 사람들은 점차 인간을 닮아가는 AI가 인간의 자리를 빼앗는 것을 넘어 인간을 지배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AI를 개척한 미국의 과학자 민스키는 1970년에 “3~8년 후면 평범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지능을 갖춘 기계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실현되지 못했죠. 그러나 AGI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부터는 인간의 일반적인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간과 달리 피로감을 느끼지도 않는 AI들은 프로그램을 종료하지 않는 한 지치지 않고 학습을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는데요. 과연 성실하게 성장 중인 AI는 인간의 지능을 능가할 수 있을까요? AGI의 가능성을 점쳐보겠습니다.

 

 

 

AGI, 가장 일반적으로 사고하는 인공지능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약자인 AGI는 그대로 해석하면 인공 일반 지능입니다. 보다 일반화된 단어는 범용 인공지능인데요. 언어를 넘어 이미지, 음성, 영상 등의 데이터를 일반적인 인간에 가까운 지능으로 해낼 수 있는 기계의 지능을 뜻합니다. 인간의 명령이 없어도 스스로 사고하고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AI 또는 완전 AI라고도 합니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인 약한 AI, 응용 AI는 좁은 영역에서만 활용하는 AI인데요. 특정 문제의 해결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구현하는 정도로, 강한 AI보다 범위가 좁습니다. 알파고, 딥블루와 같은 AI 체스 프로그램도 약한 AI의 대표적인 예시죠.

 

약한 AI는 프로그램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 알고리즘, 규칙 등을 입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AI를 실행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는 조건이죠. 그렇다면 강한 AI라 불리는 AGI는 얼마나 자율적인 사고가 가능한 것일까요?

 

 

 

기존의 AI는 단어나 이미지가 물리적인 세계에 존재하고, 이들이 상호작용을 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합니다. 시간의 개념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AGI는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이 행동의 결과로부터 직접 배울 수 있습니다. 입력값이 따로 없어도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것만으로 AGI는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애초부터 AI 개발의 최종 목표는 인간과 동일한 수준이기에, AGIAI 진화의 최고 단계라고도 할 수 있죠.

 

AI는 머신러닝을 통해 자신의 뇌 속 신경망을 만들어갑니다. AI가 자동적으로 최적의 신경망 설계를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을 신경망 구조 검색(Neural Architecture Search, NAS)라고 하는데요. 이는 AGI로의 발전에 핵심이 되는 기술입니다. 구글의 AutoML Zero 시스템은 머신러닝을 지배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학적 개념만을 설정해두었는데요. 이후 AutoML Zero는 자발적으로 신경망을 만들었으며, 인간 설계자들이 신경망 학습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학 기법도 생각해냈다고 해요. 머신러닝으로 학습을 거듭하다 보면 인간이 발견하지 못한 해결책을 단시간에 찾아내는, AGI로의 진화가 머지않아 실현될 수 있겠죠.

 

 

 

AGI, 실현 가능한 기술일까?

 

단순한 도형으로 이뤄져 있어 고전 게임의 스크린 샷처럼 느껴지는 위 그림은 AGI에 가장 근접하다고 평가된 프로그램, 포엣(POET)의 맵을 재현한 것입니다. 글로벌 운송 네트워크 기업 우버(Uber)AI 연구원이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 속 봇(bot)은 평지부터 시작해서 구불구불한 언덕, 골짜기, 장애물, 높은 계단 등 포엣이 무작위로 만들어준 코스를 통해 훈련을 합니다. 비틀거리느라 제대로 걷지도 못했던 봇은 천천히 걷기 시작하고, 한쪽 다리만 뻗어 장애물을 넘으려 노력하고, 계단을 데굴데굴 구르는 등 시행착오를 겪죠. 그 과정을 통해 봇은 뛸 수도 있고, 장애물을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합니다. 봇이 직접 학습하며 걷는 방법을 익혔으니 AGI의 희망을 품은 프로그램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겠죠. 실제 봇이 성장하는 모습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포엣(POET) 점차 복잡해지는 맵을 학습하는 과정

https://youtu.be/D1WWhQY9N4g

 

스스로 성장하는 봇은 또 있습니다. 오픈AI는 가상환경에서 숨바꼭질하는 법을 학습한 봇을 선보였어요. 연구원들은 움직이는 장애물 뒤에 숨을 수 있는 다른 봇 찾기를 목표로 봇들을 놓아두었는데요. 가상 시뮬레이션 속 물리적 결함을 이용하여 벽을 뛰어넘거나 통과하는 방식을 사용하며 연구진의 예상을 깨는 성장을 보였습니다.

 

 

 

AI 연구원들은 다양한 기술과 실험으로 AG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지도 없이 스스로 학습하는 비지도학습(자가지도학습)’, 한 과제에서 학습된 일부 능력을 다른 학습에 이용하는 전이학습’, 더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학습 방식을 안내하는 학습 최적화’, ‘상식과 인과 추론등의 방식을 사용하죠. 스스로 부딪혀가며 학습하고, 배운 것을 활용하고, 제대로 학습하도록 유도하고, 인과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여 더욱 깊게 사고하는 모습이 꼭 인간의 성장 과정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인간을 뛰어넘는 로봇의 등장?

 

구글은 AI가 노동을 보조하여 사람들이 보다 더 창의적이고 중요한 일에 집중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로도가 높은 단순 반복 업무만을 대체하기에 AI는 사람들을 보조하는 수단으로만 기능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죠. 하지만 인간처럼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한 AGI가 등장한다면, 결국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에서는 인건비 감축을 위해 사람 대신 AI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요.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바라보자면, 휴식 없이 학습할 수 있는 AGI는 언젠가 인간이 발전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인간을 추월하는 시스템이 등장했을 경우에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기가 어려워지겠죠.

 

AGI를 사이에 둔 IT 전문가들의 논쟁도 뜨겁습니다. 본격적인 AGI 개발에 나선 기업들도 많지만, 지나치게 이상적이기만 한 AGI보다 더 시급만 문제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죠. 하지만 그럼에도 AGI의 개발은 필요합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재난이나 국제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갈등과 같이 인류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복잡합니다. 이에 대한 해답을 빠른 시간 내로 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닥칠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GI, 언제 만나볼 수 있을까?

 

최근 인간처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범용 AI챗봇 GPT(ChatGPT)’가 화제였어요. 소설가의 새로운 창작 수단으로, 개발자의 코딩을 돕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자연어* 처리 기술 또한 인간 같은 AI를 구현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기에, POET과 더불어 AGI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는데요. 현재 개발 중인 AGI는 얼마나 정교하게 개발되고 있을까요?

 

*자연어 :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 (↔ 기계어, 프로그램 작성 언어)

 

구글의 AI 회사 딥마인드에서 출시한 가토(Gato)’는 하나의 신경망 모델로 다양한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가토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텍스트를 만들거나 이미지를 설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를 지시하거나 채팅ㆍ로봇의 동작을 제어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죠. 이외에도 대화, 로봇팔 제어, 블록 쌓기를 포함한 총 604가지의 일을 동시에 여러 개 처리할 수도 있는데요. 한 가지 일을 중점적으로 처리하는 다른 AI모델만큼의 능률만큼은 발휘하지 못한다고 해요. 하지만 하나의 신경망 모델을 활용하여 다양한 일을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뇌를 활용하여 저마다의 능력을 발휘하는 인간과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에서는 작년 9월에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공개했습니다. 170cm를 넘는 키에 무게가 56kg인 옵티머스는 걸음걸이가 인간만큼 자연스럽지는 못하지만 짐을 나르거나 화초에 물을 주는 모습을 선보여 인간의 업무를 돕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옵티머스의 차별점은 스스로 학습하고 사물을 판단한 다음 적절한 작업을 찾아 수행한다는 것에 있는데요. 이르면 2025년 즈음에 2만 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하죠. 목표한 기간 내로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면, 인간과 흡사한 휴머노이드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요?

 

👉 테슬라 2022 AI Day 옵티머스의 시연

https://youtu.be/Gm6dZ1q06ks

 

 

 

우리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AGI의 갈 길은 아직 멉니다. 일각에서는 AGI가 허상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AGIAI 개발의 최종 목표인 인간처럼 자연스러운 AI의 개발을 달성하는 데 있어 논의될 필요가 있는 주제입니다.

 

스스로 자신을 개발해 나가던 AI더 이상 인간의 개입은 필요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AI가 생성한 지능이 인간의 지능과 비슷하다고 확신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AGI가 인간의 삶에 동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겠죠. 로봇과 공생하는 미래는 얼마나 편리하고 새로울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