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에서는 망 중립성을 둘러싼 공방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올 1월 항소법원에서 패소한 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인 FCC가 망사업자를 두 가지, 소매(retail)와 백엔드(backend)로 분류하는 방안을 들고 나온 까닭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망 중립성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논란이 되었었는데요.
그렇다면 망 중립성 이슈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망 중립성 이슈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개념들과 각 측의 입장을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러한 개념정리와 이해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망 중립성 이슈에 대해서 우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또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망 중립성 그리고 망 공정성 ]
▲ 방송통신위원회블로그(http://blog.daum.net/kcc1335/3492)
먼저, 망 중립성 이슈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망 중립성’이란 단어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망 중립성’이란 영어로 network neutrality, 인터넷 망을 이용하여 전달되는 인터넷 트래픽에 대해 데이터의 내용이나 유형을 따지지 않고 이를 생성하거나 소비하는 주체에게 차별 없이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네이버시사상식사전)
여기서 ‘차별 없이 동등하게’라는 맥락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트래픽을 많이 유발시키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네트워크 사업자와 상대적으로 낮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네트워크 사업자 모두 동등한 대우, 즉, 트래픽의 양에 상관없이 같은 값을 지불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는 모든 컨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이에 대해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 민중의소리(http://www.vop.co.kr/A00000535991.html)
한편 이에 대해 반대하는 개념으로 등장하는 단어가 ‘망 공정성’인데요. 망 중립성의 개방성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등장한 공정성은, 사용한 만큼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입장으로서 기존의 망 중립성에 대립하는 입장으로 공정성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위의 그림을 참조한다면,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우리나라에서는 통신사가 ICP(Internet Contents Provider) 네트워크사업자에게 트래픽 유발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인터넷의 기본 속성인 개방성이 아닌 현실적인 트래픽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공정성’ 측면으로 접근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죠.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네트워크 사업자는 그에 상응하는 값, 대가를 지불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 망 중립성 찬성론자 VS 망 중립성 반대론자 ]
망 중립성에 대해 대표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측은 위에서 살펴본 ICP(찬성 측)와 ISP(반대 측) 입니다. 그리고 망과 컨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망 중립성에 대해서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로 나뉘는데요.
먼저, 망 중립성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의 기본 정신인 개방성을 감안한다면 당연히 망 중립성이 지켜져야 함을 주장합니다. 인터넷 프로토컬인 TCP/IP를 설계한 빌트 서프의 말을 빌린다면, 인터넷은 원래 새로운 컨텐츠에 접속할 때 문지기가 필요 없도록 설계되었으며, 만약 ISP에게 컨텐츠를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게 된다면 우리가 아는 인터넷의 성공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즉, 인터넷의 기본 속성 자체가 개방성이므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저지하거나 관리할 권리를 가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망 중립성의 원칙을 통해 공정한 경쟁과 혁신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인터넷 시장에서의 획기적인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나올 것이며 통신망 비용의 증가는 인터넷 통제가 아닌 기술 혁신으로 해결할 문제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망 중립성에 반대하는 망 공정성의 개념을 밝히는 측은 ISP의 재산권 침해를 내세웁니다. 그들이 설비에 투자함으로써 일반 소비자들이 망에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를 공공재로 다루는 것은 통신사 측에게만 양보를 하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합니다. 또한 현재의 추세를 보아 과도한 다량 트래픽 유발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통해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ISP 간에도 서비스 차별이 있어야 혁신과 투자가 일어날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 망 중립성 이슈, 나아가야 할 방향 ]
▲ 방송통신위원회블로그(http://blog.daum.net/kcc1335/4724)
망 중립성은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제로 남아있는데요. 이슈에 대해서 각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합점이 보이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소비자 측인 우리는 이와 관련한 이익 문제가 발생하는 ISP와 ICP 양자간의 문제만으로 인식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망은 공공성을 띠기 때문에 진정한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항상 인식한 상태에서 망 중립성 이슈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