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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소재의 한계를 초월한다! LG이노텍 하이브리드 렌즈


차량 카메라는 모빌리티 자체의 기능을 좌우하지는 않지만 반드시 탑재되어 있어야 하는 장치입니다. 카메라 모듈을 이루고 있는 부품 중 하나인 렌즈는 구동부나 이미지 센서 못지않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요. 렌즈가 카메라의 용도에 따라 화각(시야의 범위)과 분해능(선명도) 등의 중요한 요소들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차량용 렌즈는 후방카메라를 통해 차 뒤편에 있는 물체를 인식하거나 차선을 유지하며 주행하도록 보조하는 것은 물론 운전자 인식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죠.

유리 렌즈만 사용하던 과거에는 렌즈의 성능이 부피와 무게에 비례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렌즈가 개발되면서 렌즈 또한 초박화ㆍ경량화된 모양에 고도의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 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렌즈의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차량 카메라에서는 유리 렌즈를 선호하는데요. LG이노텍은 플라스틱 렌즈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을 적용하여 차량용 하이브리드 렌즈를 개발했습니다. 하이브리드 렌즈는 어떤 조합으로 만들어낸 것일까요? 하이브리드 기법으로 향상된 광학 렌즈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 관련 보도자료 보기 [LG이노텍, ‘고성능 자율주행용 하이브리드 렌즈 운전자 안정성 높인다!]

https://news.lginnotek.com/1262

유리 렌즈 vs 플라스틱 렌즈

렌즈의 소재는 크게 유리와 플라스틱으로 나뉘며, 각각의 장단점에 따라 다른 디바이스에 사용됩니다. 광학 렌즈는 입력된 빛을 광학 센서에 모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미징 기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요. 유리 렌즈와 플라스틱 렌즈는 어떤 특성을 갖추고 있을까요?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유리 렌즈

유리는 빛을 잘 투과하고 우수한 굴절률을 자랑하는 특성 덕분에 카메라렌즈로서 적합한 소재입니다. 렌즈 표면이 강하여 흠집이 잘 나지 않기에 오랜 사용이 가능하기도 하고요. 온도 안정성이 높아 열에 강하다는 특징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서 온도 안정성이란 쉽게 말해 어떤 온도 범위에서 성능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성질을 뜻하죠. 유리 렌즈는 자유로운 광학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많이 선호되고 있습니다. 유리는 약 300여종의 종류를 갖추고 있어 광학설계자가 이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용도에 맞게 다양한 공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성질들로 인해 고해상도가 필요한 전문가용 카메라나 DSLR에서는 유리 렌즈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유리는 무거운 데다 충격에 약한 소재로, 쉽게 깨질 수 있어 파손 위험을 항상 유념해야 합니다. 또한 불순물이나 기공, 맥리(striae)* 등의 요소가 투과도를 떨어뜨리거나 균일한 공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죠. 원재료비는 높은데 불량률은 상대적으로 높아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정밀하게 제어된 공정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맥리 : 유리의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조성이 고르지 못하여 생기는 결.

2) 플라스틱 렌즈

플라스틱 렌즈는 정밀하게 가공된다는 것이 최대 장점입니다. 플라스틱 가공은 금형(금속 거푸집) 안에 높은 온도로 가열한 플라스틱을 부어 굳히는 가공법(사출성형)을 사용하는데요. 이 방법을 통해 정밀도가 편중되지 않는 것은 물론 렌즈 중심부의 두께를 일관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금형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치수 변화가 없어, 안정적이면서도 장기적인 공정이 가능하죠.

가격 면에서도 유리보다 플라스틱이 유리합니다. 금형을 이용한 사출성형이 대량 생산에 적합하기 때문이죠. 플라스틱 렌즈용 금형과 유리 렌즈용 금형을 비교해봐도 전자가 더욱 저렴해요. 뿐만 아니라 소재 자체의 무게도 적게 나가 경량화도 가능합니다. 플라스틱 렌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와 같은 모바일 기기나 안경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어요.

하지만 반대로 온도 변화에 민감한 소재라서 유리 렌즈보다 온도 변화에 의한 수축ㆍ팽창이 큽니다. 이에 따라 굴절률이 변하면서 성능이 나빠지기도 하죠. 유리에 비해 소재 종류가 적어 설계의 자유도도 떨어집니다. 소재 특성상 흡습성이 있어 중심부 두께가 너무 두꺼운 플라스틱 렌즈는 굴절률이나 곡면 등에 변화가 생기기도 하여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견고한 유리에 비해 딱딱하지 않기 때문에 스크래치가 생기기 쉬운 소재이기도 해요.

차량용 카메라 렌즈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차량 카메라는 차 외부 인식, 주행 보조, 운전자 인식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또한 렌즈가 카메라의 화각, 선명도 등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요. 차량용 카메라의 경우 장착 위치 특성에 따라 고온, 물, 모래 등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게 됩니다. 따라서 온도 안정성과 강도에 장점을 갖고 있는 유리 렌즈가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플라스틱 렌즈의 장점도 필요합니다. 더 편안하고 좋은 자동차를 위해 작고 가벼운 렌즈가 필요하고 성능이 좋아질수록 렌즈 수량이 증가하는데, 플라스틱 렌즈를 사용하면 가격 면에서 이점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유리 렌즈와 플라스틱 렌즈의 장점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렌즈

앞서 서술했던 유리 렌즈와 플라스틱 렌즈의 장단점을 살펴보면서 혹시 눈치챈 사실이 있으신가요? 바로 유리 렌즈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특징을 플라스틱 렌즈가 지니고 있으며, 플라스틱 렌즈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특성을 유리 렌즈가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소재의 장점을 조합하여 렌즈를 만든다면 단점을 최소화한 렌즈를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죠. 이렇게 두 소재의 특성을 조합하여 만든 렌즈를 하이브리드 렌즈라고 합니다.

하이브리드 렌즈를 적용하면, 높은 원재료비에 두꺼운 유리 렌즈를 플라스틱 렌즈로 대체함으로써 크기는 물론 가격도 줄어듭니다. 반면 외부와 접촉이 발생하는 부분은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안정적인 물리적ㆍ화학적 특성을 가지게 되죠. 그러나 플라스틱 특성 중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는 단점으로 인해 점점 사용이 어려워지게 되었는데요. 시간ㆍ공간ㆍ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큰 기복 없이 명확하게 시야를 비춰야 하는 차량 카메라 특성상 온도에 강건한 성능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LG이노텍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렌즈는 DMS용과 ADAS용으로 2가지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왼쪽이 ADAS용 렌즈, 오른쪽이 DMS용 렌즈인데요. ADAS는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으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말합니다. 운전 시 발생 가능한 돌발상황을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하여 기계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이랍니다. ADAS용 고해상도 렌즈에 플라스틱을 적용한 것은 LG이노텍이 세계 최초입니다. DMS는 Driver Monitoring System, 즉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입니다. 운전자가 졸거나 주의력이 떨어졌을 시 이를 감지하여 사전에 경고하거나 집중력 회복을 돕는 안전 시스템이랍니다.

LG이노텍의 고성능 하이브리드 렌즈

LG이노텍의 차량용 하이브리드 렌즈는 렌즈 내부에 얇은 플라스틱과 유리를 교차 적용하여 성능을 더욱 높였습니다. 기능을 한층 더 혁신하기 위한 LG이노텍의 차별화 전략은 강건 설계(Robust Design)에 있습니다. 카메라의 적정 사용 온도는 0°C에서 40°C로 알려져 있지만, 고온이나 저온에서는 해상도 저하가 발생하는데요. 특히 60°C 이상의 고온이나 -20°C 이하의 저온에서 눈에 띄게 해상력이 저하되죠.
LG이노텍은 고도의 기술력으로 큰 폭을 오가는 기온 변화에도 고해상도를 유지하는 렌즈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어요. -40°C부터 100°C도 범위 내에서 자체 실험을 거친 결과, LG이노텍의 하이브리드 렌즈는 온도를 막론하고 일정한 해상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LG이노텍의 하이브리드 렌즈는 완전 유리 제품보다 20~30% 가량 두께가 얇아졌습니다. 이로써 차량에는 더 많은 부품의 부착이 가능해지고 경쟁력도 높아지는 거죠. 자율주행 레벨이 높아질수록 자연히 더 많은 센싱 장치가 부착되어야 함으로 부품 자체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관여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똑똑한 완전 자율주행차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카메라모듈 기술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어야 합니다. 자율주행차에게 있어 카메라모듈은 눈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주변 시야를 확보하여 근처에 어떤 물체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시스템 내에서 대응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테니까요.

자율주행차의 각막이 되어줄 하이브리드 렌즈를 더욱 정교한 기술력으로 생산해내기 위해 LG이노텍은 묵묵히 정진하고 있습니다. 운전자가 내 차를 온전히 믿고 안심하며 몸을 맡기게 되는 그날까지, LG이노텍의 연구개발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