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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생각만으로도 작동이 가능해지는 마법,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상상한 대로 프로그램이 작동되거나 글ㆍ그림 등이 자동으로 생성된다면 어떨까요? 뇌파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BCI(Brain-Computer Interface)는 신체를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어 신체의 움직임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희망과도 같은 기술인데요.

 

이 놀라운 기술은 2019년에 이미 미국 MIT 대학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10대 유망 기술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만큼 현재까지 꾸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죠.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SF에서나 실현 가능한,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직접 입력값을 넣지 않아도,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실현 가능한 BCI 기술은 어디쯤 왔을까요? BCI의 세계를 탐구해 봅니다.

 

 

 

BCI?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뜻하는 BCI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여 신호를 전달하는 인터페이스입니다. 인터페이스는 사물과 사물이라는 두 시스템 간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를 뜻하는데요. BCI에서의 인터페이스는 뇌와 컴퓨터를 이어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BCI는 뇌파를 신호화하고 분석하여 입출력 장치에 명령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데요.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어 197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초기 목적은 신체가 불편한 환자의 재활과 가전제품의 성능 향상이었습니다. 현재는 뇌와 다른 장치를 연결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고, 인간의 사고ㆍ의식ㆍ기억을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응용 범위가 넓은 기술입니다. SF 영화 세계관의 소재로 BCI 기술이 가미된 캐릭터나 장치가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SF 영화에서나 구현 가능한 기술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해요.

 

 

 

BCI는 추출 방식에 따라 비침습식과 침습식으로 나뉩니다. 비침습식 BCI는 피부를 관통하거나 절개하지 않고 뇌파를 읽는 기계를 장착하여 외부에서 간접적으로 신호를 측정하는 방식이에요. 혹시 여러 개의 전선이 이어져 있는 골무 모양의 장치를 쓴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처럼 비침습식 BCI는 머리에 센서를 장착하여 뇌파를 읽어냅니다. 뇌파를 읽는 뇌전도 제품들의 디자인이 헤드폰 모양과 같이 점차 간단해지고 편리해지고 작아지면서 BCI 연구 수행을 더욱 활발히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요.

 

침습식은 두피를 뚫고 직접 뇌 안에 전극을 삽입하여 신호를 측정합니다. 침습식 BCI 중 하나인 뇌 심부 자극술은 현재 파킨슨병 같은 뇌 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고 해요. 외과 수술을 통해 뇌에 직접적으로 칩을 이식해야 하는 위험과 부담으로 아직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 많은 기술이지만, 유의미한 연구개발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BCI는 어떤 과정을 거쳐 뇌파를 활용할까요? 가장 우선되는 단계는 신호 측정입니다. 머리에 부착되거나 뇌 속에 삽입된 전극을 통해 뇌파를 측정하는데요. 컴퓨터가 뇌파를 처리할 수 있도록 뇌파 측정 기기에서 나오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단계입니다. 다음으로는 수집한 뇌파 데이터를 가공하는 전처리와 형태 추출의 과정을 거칩니다. 필터를 이용하여 수집한 뇌파의 잡신호를 제거하고, 분석에 필요한 신호를 분리한 다음 미약한 뇌파 신호를 증폭하여 분석하기 좋게 만드는 것이 전처리이고요. 형태 추출은 수집한 뇌파 데이터에서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들을 구분하여 신호의 인식률을 높이는 과정이에요. 이렇게 가공된 뇌파는 알고리즘을 통해 샘플들과 비교ㆍ분석하는데요. 분석된 뇌파 정보는 단말기(컴퓨터,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에 명령을 내리는 응용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BCI의 활용 분야는 어디까지일까?

 

1) 의학

신체가 불편한 이들의 거동이나 뇌 기능이 저하된 이들의 의사 표현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BCI는 연구개발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기술입니다. 생각만으로도 인공 육체를 조종할 수 있게 되고, 뇌와 다른 장치를 연결하여 정보 교환을 할 수 있다면 삶의 질이 대폭 개선될 것입니다. BCI 기업에서 최초로 개발한 침습형 BCI 센서는 환자의 생각을 읽어내어 마우스 포인터를 움직이고 클릭하는 것은 물론 글쓰기에도 성공했습니다. 뇌와 척수 사이의 끊어진 신경 신호를 이어 하반신 마비 환자를 걷게 하고 신경 재활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 사례도 있죠. 이처럼 BCI의 연구개발은 사고나 질병으로 신체가 불편해진 이들에게 기적으로 다가오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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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율주행

뇌파를 보다 더 명확하게 읽을 수 있도록 기술이 발전한다면 완전 자율주행의 시대도 그만큼 빨리 도래하겠죠? 뇌파로 차량을 제어하고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B2V(Brain to Vehicle) 기술 또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신기술입니다. 뇌에서 근육에 명령을 전달하는 것보다 뇌파 신호가 더 빠르기 때문에 BCI가 자율주행차에 접목된다면 반응 속도가 더욱 빨라져 그만큼 안전하겠죠. 뇌파에 담긴 생체 정보로 운전자의 컨디션을 파악하여 그때그때 필요한 편의 기능을 제공할 수도 있을 거예요. BCI가 접목된 자율주행차는 그렇지 않은 자율주행차에 비해 운전자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능동적인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3) 군사

의료 분야 다음으로 BCI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분야입니다. 군사용 BCI는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 아래 1970년부터 연구되어오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말을 하려고 할 때 발생하는 신경신호를 직접 주고받는, 마치 텔레파시 같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BCI 기술을 군사 분야에 접목한다면 전시 상황에 뇌파 신호를 측정하여 적군이 몰려오는 방향이 어딘지, 지원 병력이 필요한지를 파악하여 자동으로 메시지를 전송할 수도 있겠죠.

 

뇌파의 신호를 매개체로 무인 체계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기술 또한 개발되었습니다. 인간의 뇌에서 발생하는 뇌파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여 드론의 비행 통제 시스템과 연동시킨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 정도에 따라 자동차, 전차, 미사일 발사대 같은 군사용 장비도 뇌파로 조종할 수 있게 될 거고요. 운전하고자 하는 물체에 명령을 내리는 뇌파 신호의 간격을 지금보다 좁힌다면 더욱 빠른 제어가 가능해진다고 해요. 기계뿐만 아니라 후각이나 시각 등의 감각을 극대화해주는 센서로 사람의 능력 범위를 초월하게 만들 수도 있답니다.

 

 

 

4) 뉴로 마케팅(neuro-marketing)

뉴로 마케팅은 뉴런과 마케팅을 결합한 용어로, 무의식적인 반응과 같은 두뇌활동을 분석하여 마케팅에 접목한 것을 말합니다. 제품 선택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따를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에게는 무의식 중에 끌리는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죠. 이 뉴로 마케팅에 BCI를 접목한다면, 인간의 뇌를 정확하게 분석한 다음 소비자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제품의 선호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설문 조사상 수치는 응답자의 선입견과 같은 여러 요소들의 영향을 받기에 전적으로 신뢰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뉴로 에듀케이션, 뉴로 러닝 등 신경 교육 시스템에도 BCI를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이외에도 범죄 수사에 뇌파 측정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낯선 자극에 반응을 보이는 뇌의 특성을 이용, 용의자에게 낯선 장면을 보여주다가 범죄 현장을 보여주면 범죄현장에 가보지 않은 사람과는 다른 뇌파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95% 정도의 정확성을 보이는 만큼, BCI 기술의 도입으로 오판 없이 범죄자를 신속히 검거할 수 있을 거예요. 나아가 BCI를 이용하여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생생한 VR 게임을 개발한다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의 VR 기기들이 작은 디스플레이를 렌즈로 확대하여 시야를 채우는 형태라면, BCI는 뇌에 시청각 신호를 직접 전달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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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브랜드뷰리서치는 2019년 전 세계 BCI 시장이 12억 달러 규모였지만, 2027년에는 37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아직은 연구해야 할 요소들이 많고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강구해야 하지만, BCI 관련 연구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좋은 성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 <트랜센던스>에서처럼 뇌와 연결된 컴퓨터에 모든 기억을 업로드하고,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처럼 실감 나는 VR 세상을 체험하는 날도 곧 실현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데요. 불가능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은 얼마나 진보할까요?